승승장구하며 성공한 IT사업가이자 유니콘 기업으로 커 가고 있던 이영우 대표님. 그에게 시련은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당시 모 사이트에서 견제가 들어왔어요. 다른 검색엔진 업체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움직이는데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브랜드는 없지만 굉장히 많은 포털들을 운영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자기들과 광고주가 겹치게 되면 그 광고주에게 연락해서 자기 사이트에선 광고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랑 일하고 싶으면 저희와 관계를 끊어라.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때부터 매출액이 반감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저희 직원 대부분은 광고 영업에 관련된 직원들이었는데, 그 직원들이 힘들게 영업해서 광고를 수주해 오고, 그 건에 대해 인센티브를 받으며 회사가 움직여 왔는데 광고가 취소되고 환불되다 보니 그 인센티브도 같이 돌려줘야 되잖아요. 그걸 못 버티고 퇴사하는 직원들이 늘었어요. 그러다 보니 조직이 붕괴가 되고... 법적 분쟁도 오래 했는데, 그러다가 회사가 고사하게 되어 폐업을 하게 됐습니다. 2000년에 창업해서 2010년에 폐업을 했으니, 딱 10년 운영했네요”
◯ 스스로 문 닫은 인생의 1막, 그 후 다시 재창업하기까지
-폐업 이후에 힘든 시간을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너무 큰 경험이었죠. 그때는 정말 우울증도 오고 힘들었어요. 제가 법인을 접을 때 마지막까지 남아서 비품도 정리하고, 쓰레기도 직접 다 버리고, 제 손으로 문을 잠그고 임대 관리인한테 열쇠를 넘겼어요. 사무실 문을 잠글 때 제 인생의 1막도 문을 닫은 거였죠. 이제 뭐를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저 스스로를 유배 보낸다는 생각을 하고,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지방의 작은 회사에 들어가서 한 1년 정도 일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렸죠. 그러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의 한 협회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직장인으로써는 가장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었죠”
-안정된 직장을 나와 다시 재창업하기가 쉽지 않으셨을텐데
“그렇죠. 다시는 창업 안 할 거라고 다짐했었는데... 그런데 일이 저랑 맞지를 않았습니다. 나름 열심히 일해서 재원도 늘려 놓고, 협회를 굉장히 튼튼하게 운영해 왔는데 아무래도 임기가 있는 곳이라 협회장님들이 계속 바뀌시다 보니까 진행상황을 설명해 드리고 일 좀 하고 있다 보면 또 바뀌시고, 그럼 또 처음부터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고 그러다 보니 보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다시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버킷 리스트를 쓰면서 구상한 아이템
안정된 직장을 뛰쳐나온 이영우 대표님. 그런데 막상 사직서를 내고 나니 앞날이 막막하셨다고 합니다. 과연 어떻게 지금의 창업 아이템을 떠올리게 되셨을까요?
“그냥 아무 아이템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아는 형님 사무실에 가서 그냥 놀았습니다. 가장이고, 내 인생은 이제 뭐를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나는 이렇게 끝나는 건가 이런 생각도 하다가, 한편으로는 이제 무슨 일을 한다고 하면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해야겠다, 이런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죠. 한 40여 가지를 적었는데, 지극히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적었어요. 아침에 빨리 일어나기는 싫다, 역마살이 있으니 해외에 자주 나가는 일을 하고 싶다, 남한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공무원들처럼 정확한 시간에 일하고 휴일엔 쉬고 싶다... 뭐 이러다 보니 거기에 맞는 일이 있을 리가 없었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공무원들처럼’ 이 부분이 좀 많이 걸렸습니다. 관공서를 가 보면 민원실이 있는데, 민원실이 무슨 일을 하는가 생각해 보니 민원서류를 다루는 일이 주가 되잖아요. 민원서류들을 위해서 민원실이 있고, 대민서비스를 하는 관공서라면 어디든 민원실이 다 있더라구요. 그런데 해외에도 공무원들이 있잖아요. 그럼 그 분들도 민원서류를 다룰 테고... 이렇게 연관 지어서 생각하다 보니 지금 사업의 아이템이 떠올랐어요. 우리가 자기 자신이나 기업을 증빙하려면 모든 것들이 서류에서 시작해서 서류로 끝나는구나. 또 그게 이민, 해외 결혼, 해외 취업이나 유학, 비즈니스 법인 설립 등 모든 과정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 받아서 번역하고 외교부 영사 확인, 대사관 인증, 해외로 배송하는 어마어마한 과정이 필요하구나. 그런데 해외에 나간 사람들이 도움 받을 곳이 없던 거죠. 그래서 이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재창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천만 원 들고 창업을 시작해서, 500만원 보증금을 내고 나니 500만원이 남았습니다.
그 돈을 종자돈으로 예전부터 저를 믿어줬던 친구들 두 명과 함께 셋이서 30만원씩 월급을 가져가며 창업을 했어요. 이 돈이 떨어지는 순간 우리도 끝이다, 이렇게 배수진을 치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아이템 개발에 매달렸죠. 그렇게 두 달 가량 미친 듯이 일하고 난 뒤에 사이트를 오픈 한 첫날에, 갑자기 주문이 물밀 듯이 들어왔어요. 너무 놀라서 사이트를 닫아버렸고 주문도 다 환불해줬습니다. 왜냐면 준비가 다 안 된 상태에서 임시 오픈을 해 본 건데 너무 많은 주문이 들어왔었거든요. 그 다음날에 다시 ‘어제 일은 우연일지 모른다, 뭔가 잘못된 걸 수도 있다’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오픈을 했는데 또 엄청난 주문이 밀려들어와서 다시 사이트를 닫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재정비를 했죠. 일주일 뒤에 이젠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절대 닫지 않는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문을 열어서 지금까지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